천국의 비밀

조규남 편집위원 승인 2012.07.11 13:55 의견 0

그녀의 밝은 미소를 대하면서 '팔복'을 통한 복의 진정한 개념을 조금이나마 깨달아 알 듯 했습니다.

 

 

 

 

 

 

 

교회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입니다.

 

예전 어느 선교사가 먼 이국땅에서 어렵게 선교 사역을 끝내고 배 편을 이용하여 귀국하는 중이었습니다.

배가 고국 항구에 닿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부두에서 군악대의 팡파레가 울려퍼져 깜짝 놀랐습니다.

가족을 비롯한 친지 몇 명 정도가 마중나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거창한 환대를 받고보니 감격하기도 하였습니다.

 

선교사는 감동하여 상기된 얼굴로 밖에 나와 밑에서 환호하는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순간 아차~ 하는 생각과 더불어 얼굴이 화끈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환영식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이 배를 타고 온 어느 장군을 위한 환영 행사인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고 또 괜히 분한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하나님을 향해 원망하는 투로 말했습니다.

"아니, 하나님. 이게 뭡니까? 세상의 장군은 저토록 환영받고 귀국하는 데,

하늘나라의 영광을 위해 치열한 영적 전투를 벌이고 돌아오는 저는 이렇게 초라할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하늘의 음성이 그에게 들려왔고, 비로소 그는 큰 위로를 받고 더욱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아들아, 너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 네가 진정 돌아갈 너의 본향집은 바로 내가 있는 이곳 천국이다.

네가 천국의 본향집에 입성하는 날, 그 때는 하늘의 천군천사가 모두 나와서 팡파레를 울리고

너를 환영하는 천국 잔치가 베풀어질 것이다."

 

근간에 가까운 친구 목사들이 모여 몸이 불편한 또 다른 친구 목사집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오랜 동안 중국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몇 년 전 은퇴하여 귀국한 후 시골 후미진 외딴 곳의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는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었고, 삶의 의욕도 많이 상실한 듯 싶었습니다. 안타깝게 여겨졌습니다.

 

오랜 동안 선교사로 젊음의 시간을 불살랐던 그가 귀국한 후에 얻어진 것은 3중고의 삶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함으로 인해 따라오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고,

건강이 많이 약해져 의료비의 부담을 가진 채 지치고 피곤한 육체와 싸워야 했고,

이로 인해 가족들이 겪게 되는 괴로움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를 만나러 떠나기 전 친구들과 모였을 때 그에 관한 나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었습니다.

"난 정말 하나님 뜻을 이해하지 못 하겠어. 아니 그렇게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고 귀국하였는데

기다리고 있는 것은 3증고의 어려움 뿐이라면 그건 하나님도 너무 한 것 아냐?! 특히 아무것도 못하고 꼼짝없이

그 옆에 달라붙어 시중들어야 하는 사모님의 고충은 정말 너무 하다고 생갹해. 사모님이 무슨 죄가 있어?!

남편따라 선교 현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십자가인데, 더욱이 장애를 갖고 있는 과년한 딸도 있어

이제는 나이 들어 편히 쉬어야 할 때인데 또 이 고생을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는 거지."

 

그러나 막상 그 집에 도착한 후 우리를 반겨 주는 사모님의 얼굴을 대하게 됐을 때 나의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그녀는 오랜 인고의 시간 속에서 그야말로 고난의 도사가 되어 있었고, 넉넉히 이기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암담한 현실과 미래에서도 전혀 낙심하지 않았을 뿐더러 결코 하나님을 원망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가 고난을 통해 얼마나 깊은 영성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알았습니다.

그야말로 그녀는 '고난의 달인' 처럼 보여졌고, 고난이 고난처럼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밝은 미소를 대하면서 '팔복'을 통한 복의 진정한 개념을 조금이나마 깨달아 알 듯 했습니다.

 

[로마서 8장]에서의 사도 바울의 고백과 같이

그 무엇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그녀를 떼어놓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사망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그 무엇도.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녀에게 어찌 눈물이 없겠으며, 어찌 탄식이 없겠습니까?

배고픔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마음에 남는 슬픔과 처량함은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상처이니까요.

외로움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때로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같은 흔들리는 믿음이 그녀를 두렵게 했으니까요.

 

약할 때 강함 주시는 하나님은 이러한 고난 속에서 더욱 천국의 소망을 품게 하였습니다.

그것이 현실에서의 도피성으로의 일시적 소망이든, 깊은 믿음가운데 생성된 소망이든 중요한 것은

그녀가 결코 현실의 삶을 외면하지 않은 채 주어진 현실 그대로의 상황에서 주께서 주시는 평안과 기쁨

그리고 천국의 소망을 더욱 확실하게 품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위 사진, 폐가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쓰러져 가는 낡은 집과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하늘은 아직도 진한 먹구름으로 가리워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중에도 빽빽하게 하늘을 덮고 있는 구름 사이를

강한 한 줄기의 햇빛이 뚫고 들어와 그 낡은 집 위를 비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 있는 친구 목사를 생각하며 마음이 힘들어 있을 때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의 표적'이 있었습니다.

나를 자신의 멘토로 삼아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을 내게 일일이 물어오며 믿음으로 살려고 애쓰는

일본의 최한나 집사님이 그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기도 중의 응답이라고 하며 조건 없이 내게 백 만원을 부쳤습니다.

내용을 모르는 그녀에게 어려운 친구 목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하나님께서 부족한 자신의 두렙돈을 받으신 것같아

기쁘다고 오히려 고마워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의 연장선 가운데 자신이 쓰임받게 됨이 은혜라고...

 

소망은 이와 같은 것입니다. 천국의 비밀도 이와 같습니다.

 

 

Abraham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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