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10장]르호보암과 왕국의 분열

백봉태 승인 2011.12.09 21:29 의견 0

본 장부터 12장까지는 솔로몬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된 르호보암에 대한 기사로서 먼저 본 장에서는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하게 된 과정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다윗과 더불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였던 솔로몬이 죽자 이스라엘은 급격히 혼란에 휩싸이면서 급기야는 민족 분열의 불행한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역대기에서는 열왕기와 달리 이것이 솔로몬의 종교적 타락과 범죄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주로 르호보암의 실정과 북 이스라엘의 반역 심리에 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설명을 합니다. 이러한 역대기 기자의 기록 의도는 다윗이나 솔로몬을 닮지 않은 왕들은 결코 이스라엘에게 평강과 영광을 가져다 줄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하는 동시에, 다윗 언약에 대한 충성이 없어서 다윗의 보좌와 솔로몬의 성전을 떠나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던 북 이스라엘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르호보암의 어리석은 결정(1-15절)
【1-3절】르호보암은 자기의 왕권을 인정받기 위해서 세겜으로 갑니다. 세겜은 예로부터 정치적, 종교적으로 중요한 장소였으며, 온 이스라엘이 왕을 삼기 위해 집회를 하기에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다윗의 보좌와 솔로몬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서 왕권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은 이제 다윗의 왕통에 위기가 찾아들고 있었던 것을 말해 줍니다. 그리고 이처럼 르호보암이 세겜으로 오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전에 솔로몬에게 반역하여 애굽으로 도망했던 여로보암을 불러들여서 르호보암과 협상 상대로 삼습니다. 이는 언제라도 다윗의 왕조에 대해서 등을 돌릴 수 있는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4-5절】이스라엘이 르호보암에게 요구한 것은 세금을 경감시켜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솔로몬의 초기에는 나라가 강성했기에 많은 세금을 내더라도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 말기에는 백성들이 살기에 어려워졌던 것입니다. 여기서는 역대기 기자도 솔로몬이 백성들에게 과중한 부역과 세금을 부과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6-14절】르호보암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로들의 지혜로운 유화책을 버리고 측근들이었던 젊은 신하들의 강경책을 받아들이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사실 이러한 르호보암의 결정은 신정 국가인 이스라엘의 통치 원리를 무시한 것으로, 진정한 통치자이신 하나님의 뜻을 물어 그대로 따르는 통치가 아닌 자기 본위로 통치하겠다는 불신앙적인 결정이었던 것입니다. 역대기 기자는 르호보암이 노인의 가르침을 버리고 포학한 말로 대답했기 때문에 결국 이스라엘은 분열되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지혜롭지 못한 정책으로 왕에게 조언을 한 자들을 ‘소년들’이라고 했지만, 르호보암이 왕위에 오를 때 나이 41세였으로(왕상 14:21) 그들이 르호보암과 함께 자라난 자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들은 분명히 40대의 장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어리석은 조언으로 말미암아 르호보암이 “노인의 교도를 버렸다”는 말을 역대기 기자는 반복하고 있습니다(8, 13절). 이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율법과 성경적 가르침을 경시하는 자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소년’에 불과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15절】역대기 기자는 아히야가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한 예언에 대해서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하나님의 뜻에 의한 것이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국의 분열(16-19절)
【16-19절】이에 온 이스라엘 중에 극도의 불만이 고조되어 다윗 왕조의 출신 지파인 유다와 베냐민 두 지파만 남기고 북 이스라엘 10지파는 반란을 일으켜 실질적으로 왕국이 남과 북으로 분열되게 됩니다. 여기서 분열의 일차적 책임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르호보암의 책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이면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의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즉 솔로몬의 부패와 타락으로 인해 뿌려진 범죄의 씨앗이 그 당대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그 아들인 르호보암의 대에 이르러 드디어 싹을 내게 되었던 것입니다(왕상11:30-39). 그러나 비록 솔로몬의 실정과 르호보암의 어리석음이 있었을지라도 열 지파의 백성들이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뇨”라고 외치면서 ‘다윗의 집’을 배반한 것이 정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백성들의 이러한 구호는 단순히 르호보암의 학정과 왕권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다윗 왕조 자체를 거부한 것이며 다윗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을 인정하지 않고 파기해 버린 불신앙의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분열된 책임은 솔로몬과 르호보암의 죄뿐 아니라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다윗 언약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여로보암과 북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에게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묵상을 돕기 위한 질문
1. 르호보암은 왜 예루살렘에서 왕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세겜으로 갔습니까?
2. 북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나라를 세운 것은 누구를 배반한 것입니까?

◈믿음의 글◈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뇨?”
르호보암의 포악한 말을 듣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뇨?”하고 대답한 말은 다윗 왕조 자체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이고도 강경하게 표현한 말로서, 본래 이 말은 세바(Sheba)가 다윗을 거스려 반역을 일으킬 때 사용한 일종의 구호 내지는 ‘격문’(檄文)이었는데(삼하 20:1), 이제 다윗의 후손인 르호보암을 자신들의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대적자들의 구호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 구호는 단순히 르호보암의 왕권을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윗 왕조 전체를 거부함으로써 하나님이 다윗 왕조를 통하여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파기하는 죄악을 범하고 만 것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통치자가 여호와이심을 망각한 어리석고 불신앙적인 소치였습니다. 백성들은 비록 자기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여호와께서 참 이스라엘의 구속자이심을 믿어야 했으며, 언젠가는 다윗 언약을 성취하실 하나님의 구속계획에 대한 신뢰가 있었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남북 분열에 대한 책임은 솔로몬과 르호보암, 여로보암 등의 지도자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섭리와 언약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에게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묵상기도
“우리나라의 통치자와 교회의 지도자들이 열린 귀와 겸손한 마음과 지혜를 갖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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