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20장]히스기야가 받은 은혜와 실수

백봉태 승인 2011.12.07 00:40 의견 0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침공해 온 것과 비슷한 시기에 히스기야가 죽을 병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히스기야는 간절히 기도함으로써 치유의 은혜를 입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히스기야를 고쳐 주시며 앗수르를 물리쳐 주신 것은 모두가 다 하나님 자신의 명예와 다윗 언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은혜를 입은 히스기야가 말년에 실수를 하는데, 이 때 히스기야는 외적인 평안을 누리면서 영적인 면에서는 안이함에 빠졌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유다의 역대 왕 중에서 가장 훌륭했던 히스기야마저도 그의 말년에 실수를 하는 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의 본성과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하는 성경적 선언(롬 3:10)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병에 걸린 히스기야(1-11절)
【1-7절】산헤립이 침공한 때와 비슷한 시기에 히스기야는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의 선지자가 와서 그가 죽을 것을 예언하고 주변을 정리하라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히스기야는 하나님 앞에 기도함으로써 여기에 대처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가 의로운 왕이었음을 인정하시고, 히스기야의 생명을 연장해 주셨습니다.
【8-11절】아마도 히스기야가 앓은 병은 부정한 것으로 여겨져서 성전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병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히스기야는 이 병이 나아서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 앞에 서기를 원하였는데, 그렇게 되리라는 징조를 보여 달라고 이사야에게 청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에게 징조를 보여주시기 위해서 엄청난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해시계에서 해 그림자가 십 도 뒤로 물러갔는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시간을 뒤로 물리셨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기적은 하나님께서는 정하신 때를 미루실 수도 있고, 빨리 진행시키실 수도 있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히스기야의 실수와 영적인 안이함(12-19절)
【12-15절】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왕이었던 히스기야도 실수를 하였습니다. 바벨론의 왕 무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의 문병을 위해 보낸 사자들이 유다에 방문합니다. 이 시기에는 아직 바벨론이 강한 나라가 되지 못했기에, 아마도 바벨론 왕은 앗수르를 물리친 유다와의 동맹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바벨론 왕의 사자들에게 히스기야는 왕궁의 보물고를 열어서 소유한 것들을 다 보여주었는데, 그가 그렇게 한 것은 아마도 히스기야 자신도 바벨론과 동맹을 맺어 앗수르에게 대항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바벨론에게 유다의 힘을 과시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 물어 보는 이사야 선지자에게 그는 큰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자기가 한 일을 말합니다.
【16-18절】여기서 이사야는 히스기야가 그렇게 한 것이 잘못임을 말합니다. 히스기야는 얼마 전에 앗수르 왕을 칼 한 번 휘두르지 않고 오직 기도만으로 격퇴시켰던 경험이 있는 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바벨론이 찾아왔을 때에는 이방 나라와 정치적인 동맹을 맺어 앗수르에게 대항하고자 바벨론에게 자기 과시를 하기에 급급했던 것입니다. 유다를 지키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유다의 왕이 의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히스기야가 바벨론과 동맹을 맺고 그들을 의지하려고 한 결과 장차 바벨론은 강성한 국가가 되어 오히려 유다를 침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대로 결국 유다 왕국은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하게 됩니다.
【19절】그런데 히스기야는 선지자의 말을 듣고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기가 사는 날, 즉 남은 15년 동안 태평과 진실이 있는 것으로 만족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의 말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겠다는 신앙적 자세라기보다는 먼 훗날의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알 바가 아니라고 하는 무책임한 자세가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태도를 반영하듯이, 그의 아들 므낫세는 유다 왕조 중에서 가장 악한 왕이 되었고, 결국 그의 죄악의 결과로 유다는 망하고 맙니다.

히스기야의 죽음(20-21절)
【20절】히스기야는 유다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고 죽었습니다. 특히 열왕기서 기자는 예루살렘 바깥의 샘물을 성 안까지 끌어들인 수로를 건설한 것을 히스기야의 중요한 치적으로 제시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루살렘은 외적의 침입이 있다고 하더라도 성 안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히스기야는 이처럼 그의 말년에 외부적으로는 유다 왕국의 안보를 튼튼히 했지만, 영적인 면에서는 안보를 다지는 데 실패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영적 안이함의 열매가 바로 그의 아들 므낫세입니다.
【21절】히스기야가 죽자 그의 아들인 므낫세가 유다의 왕이 되었습니다. ‘므낫세’라는 이름의 뜻은 '망각케 하는 자'입니다(창 41:51 참고). 그런데 히스기야의 뒤를 이어 유다의 14대 왕으로 등극한 므낫세 왕은 그 이름에 걸맞게 부왕인 히스기야의 경건한 신앙과 선행(善行)을 잊어버리고 악정(惡政)을 일삼았습니다.

◈묵상을 돕기 위한 질문
1.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의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보셨습니까?
2. 히스기야는 왜 바벨론 사자들에게 자기의 창고를 다 열어서 보여줍니까?

◈믿음의 글◈ “히스기야의 은혜 관리 실패”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은혜를 받기를 구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기도하여 받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간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것은 받은 은혜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히스기야는 앗수르의 공격에서 나라를 구원해 내고 자신도 죽을 병에서 치료를 받아 십오 년을 더 살게 되는 ‘초특급’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은혜로 받은 여생 동안에 그는 받은 은혜를 잘 관리하지 못하고 영적인 안이함에 빠지고 맙니다. 즉 그는 그 기간 동안에 므낫세라는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 므낫세는 유다 역사 속에서 가장 악한 왕이 되고 맙니다. 이처럼 경건하고 선한 왕이었던 히스기야에게서 가장 악한 왕인 므낫세가 나오게 된 것은 히스기야가 말년에 영적인 안이함에 빠져 아들을 제대로 신앙적으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자유방임적으로 양육한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므낫세야말로 히스기야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바 은혜를 잘 관리하지 못함으로써 빚어진 악한 열매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의 묵상기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끝까지 잘 간직하며 관리할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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