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29장]예물을 드리는 백성들과 솔로몬의 즉위

백봉태 승인 2011.11.30 23:02 의견 0

21장에 나오는 다윗의 인구조사 범죄와 그에 따른 아라우나 타작마당의 구입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역대기 기자는 다윗을 성전 건축을 준비한 왕으로 크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대상의 마지막 장인 본 장에서도 다윗이 그의 생애를 마치는 순간까지 심혈을 기울이며 관심을 가졌던 사업이 바로 성전 건축이었음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른 솔로몬의 왕위 즉위도 오로지 성전 건축의 사명을 위한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역대기에서 지나칠 정도로 성전 건축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장차 다윗의 아들로 오게 될 메시아의 가장 중요한 사역이 바로 성전 건축과 성전 예배의 회복이 될 것이라는 역대기의 신학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성전 건축을 위한 다윗의 호소와 백성들의 자원적 헌신(1-9절)
【1-5절】다윗은 솔로몬에게 성전을 건축하는 사명을 전수하기 전에 모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모으고 성전 건축을 함께 도울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먼저 솔로몬이 하나님에 의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되었음을 밝히고, 그러나 아직 어리고 경험이 적음을 걱정합니다. 그렇기에 이제 신하들이 그를 도와 지어야 할 성전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릴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리고 다윗은 자신이 성전을 위해서 힘써 그 재료들을 모았다는 것을 말하면서 백성들도 이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6-9절】다윗의 말을 들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기꺼이 금과 은과 놋과 보석을 헌납합니다. 금 5,000 달란트는 약 170∼190t에 달하는 무게의 금입니다. 또 금 일만 ‘다릭’이 들어왔다고 했는데, 다릭(daric)이란 포로귀환 당시 페르시아에서 사용되던 금화로 1다릭의 무게는 약 130g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본 절의 배경이 되는 시대인 다윗의 시대와는 약 500여 년의 차이가 나는 다리오 1세(B.C. 522-485) 때 통용되던 화폐의 단위로 언급한 것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이 포로기 때에 익숙해진 페르시아의 화폐 단위로 환산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외에도 은 10,000 달란트, 놋 18,000 달란트, 철 100,000 달란트라는 막대한 헌물이 들어왔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그들을 크게 축복하셨음과 또 그들이 얼마나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렸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윗의 최후의 기도(10-19절)
【10-19절】모든 신하들이 성전 건축을 위하여 아낌없이 드리는 모습을 본 다윗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고백(10절)으로부터 시작하는 다윗의 최후 기도에서 그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11절)과 전지전능하심을 고백하며, 그 앞에서 이 땅을 살아가는 인생이 나그네와 그림자와 같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바칠 것이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사실상 백성들이 바친 모든 물질들도 다 하나님의 손으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드렸을 뿐임을 고백하면서, 하나님께 즐거이 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축복과 기쁨임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이제 성전 건축을 하게 된 것이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야곱)과 맺으신 언약의 성취임을 말하면서, 이러한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로 하여금 항상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시며, 솔로몬이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들을 잘 지키며 성전 건축의 대업을 잘 감당하도록 정성된 마음(wholehearted devotion, NIV)을 주시기를 간구하며 기도를 마칩니다.

다윗의 후계자로 세워진 솔로몬(20-25절)
【20-21절】성전 건축을 위하여 예물을 드린 다음 날, 솔로몬의 대관식이 거행됩니다. 여기서 다윗은 솔로몬의 대관식에 앞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번제물을 바침으로써 솔로몬의 즉위에 대한 감사를 하나님께 표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열왕기에서 나오는 아도니야의 반역 사건이 생략되고 솔로몬의 대관식이 일체의 잡음이 없이 평화롭게 큰 축제의 기쁨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묘사된 것은 솔로몬이 ‘평강의 왕’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2-23절】온 백성이 왕으로서의 솔로몬의 지위를 인정하고 그에게 기름을 부었습니다. 아마도 솔로몬은 다윗이 살아있는 동안에 왕으로서의 일을 감당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사독에게도 다시 기름이 부어져 대제사장으로서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24-25절】하나님께서도 솔로몬을 축복하시며 그를 왕으로 인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 솔로몬을 이스라엘 무리의 목전에 심히 존대케 하셨고, 왕으로서의 위엄을 세워주심으로써 그의 왕권이 견고하게 되도록 도우셨습니다.

다윗의 약력과 죽음(26-30절)
【26-30절】여기서는 다윗이 헤브론에서 즉위했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의 약력을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열왕기 1장에 묘사된 다윗의 노쇠해진 모습과 달리 여기서는 다윗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수한을 누리며 끝까지 강건했던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다윗이 이상적인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영광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묵상을 돕기 위한 질문
1. 성전 건축을 위하여 다윗이 드린 예물은 어느 정도입니까?
2. 다윗의 최후의 기도에 나타난 그의 신앙관을 요약해 보십시오.

◈믿음의 글◈ “끝이 좋아야 참으로 좋은 것”
셰익스피어는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끝이 있게 마련인데, 그 끝마무리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왕들이 끝이 좋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인 솔로몬마저 말년에 타락하여 하나님을 배신함으로써 그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최후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도 연약한 한 인간으로서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고 범죄하기도 했지만, 수없는 전쟁과 격변을 겪은 그의 마지막 생애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인 성전 건축의 준비를 다 마치고 안정되고 평화로운 나라를 솔로몬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어떤 노욕(老慾)이나 회한도 없이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며 끝나는 그의 생애는 참으로 진정한 하나님 백성들의 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묵상기도
“아름다운 노년기를 살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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