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26장]기타 레위인들의 직무들

백봉태 승인 2011.11.29 00:12 의견 0

레위인들의 직무가 계속 설명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성소가 정착한 이후로 바뀌게 된 레위인의 직무 중 가장 독특한 것은 찬양의 직무였지만, 그 외에도 레위인들이 맡게 된 일은 여러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비록 성소는 더 이상 이동하지 않게 되었지만, 레위인들이 맡아야 할 일들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위인들에게는 성전 안에서만 그들의 임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이스라엘 전역에서 하나님과 왕을 받들어 섬기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성전 문지기들(1-19절)
【1-3절】성소의 문지기라고 해서 낮은 위치였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문은 권위의 상징입니다. 그러므로 성소의 문을 열고 닫는 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을 것입니다. 여기서 고라의 자손 아삽이 25장의 아삽과 같은 사람이라면 문지기의 권위와 찬양대의 권위가 결코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삽의 계보에서는 8명의 문지기가 세워졌습니다.
【4-11절】특별히 역대기 기자는 문지기들 중에서 오벧에돔의 자손에 대하여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오벧에돔은 13:14에서 언약궤를 석 달 동안 잘 보존하였던 사람으로서, 그는 이미 그때부터 하나님의 문지기로서의 충실함을 나타내 보인 사람입니다. 다윗이 언약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법궤에 손을 댔다가 웃사가 죽은 후 다윗은 오벧에돔의 집으로 법궤를 보내었고, 그 이후로 오벧에돔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 후손들이 성전의 문지기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용사들이 된 것입니다. 여기 나오는 용사라는 말은 싸움을 잘 하는 군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수여받은 직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할 수 있는 재능과 충성심을 갖춘 자를 말합니다.
【12-19절】문지기 역시 인간적인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제비뽑기로 자기의 역할을 분배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오직 하나님의 정해주시는 바에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 정해진 위치를 보면, 아직 성전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전의 기본적인 설계가 이미 드러나 있습니다. 성막의 경우에는 문이 동방으로밖에 나있지 않았지만, 성전의 경우에는 북쪽과 남쪽에서 성전의 뜰로 들어올 수 있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다윗 시대에는 성막을 중심으로 하여 벽을 쌓고 그 벽에 문이 있어서 성소를 위한 뜰의 역할을 감당했던 것 같습니다.

곳간지기들(20-28절)
【20-28절】성전 곳간의 출납을 맡은 사람들이 열거되고 있습니다. 성전 곳간은 백성들이 바친 십일조와 제물들,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얻은 전리품 등으로 채워져 있었으며, 바쳐진 재물은 그 드린 의도에 따라서 분류되었습니다. 아마도 십일조로 바쳐진 것과 단순히 제물로 바쳐진 것들, 그리고 전리품들을 사용하는 곳이 달랐을 것입니다.

성전 밖의 직무들(29-32절)
【29-32절】‘이스라엘 바깥 일’이란 성전 내에서 드리는 예배 의식과 하나님을 섬기는 등의 일 이외의 일들을 의미합니다(duties away from the temple). 그리고 여기에는 재판과 행정, 그리고 백성들을 직접 다스리는 일들이 포함됩니다. 이 ‘이스라엘 바깥 일’의 직임은 레위 족속 중 그핫의 두 아들인 이스할과 헤브론의 자손들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유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쇼테르’는 주로 ‘관리’(officials), ‘공무원’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지만, ‘글쓰다’는 의미의 아카드어 ‘사타루’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때 이 유사라는 단어가 ‘서기관’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서기관들은 재판장과 함께 사법적 직무를 수행하면서 재판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수적인 율법 해석의 기능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재판장은 이들의 율법 해석을 근거로 재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 17:8-13에 보면 제사장들과 레위 족속에게 재판권이 부여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대하 19:4-11 참고). 또 그들이 맡은 ‘여호와의 모든 일과 왕을 섬기는 직임’이란 왕으로부터 권세를 위임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수행했던 의무들을 말하는데, 가령 성전을 위한 성전세와 왕을 위한 세금을 받아들이는 등의 일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스할과 헤브론의 자손들은 요단 서편 가나안 땅에서 그들의 직무를 수행했고, 요단강 동편은 요단강 서편과는 달리 왕의 통치가 직접 미치기 어려운 지역이었기에 다윗은 길르앗 아셀의 한 지역에서 레위인 용사들을 구하여 요단강 동편의 두 지파 반을 관할하도록 하였습니다.

◈묵상을 돕기 위한 질문
1. 오벧에돔이 복을 받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2. 하나님은 어떤 사람들을 용사라고 부르십니까? 

◈믿음의 글◈ “성직(聖職)”
제사장이나 레위인들을 오늘날의 표현대로 말한다면 성직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로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는 일이나 성전을 관리하며 기타 종교적인 일들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대기를 보면 레위인들은 그처럼 종교적인 일만 행한 것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과 어울려 살면서 ‘이스라엘 바깥 일’(duties away from the temple)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내 있습니다. 그리고 역대기 기자는 그들이 수행한 그와 같은 성전 바깥 일들을 가리켜 ‘여호와의 모든 일과 왕을 섬기는 직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미 구약 성경에서부터 소위 세속적인 일과 거룩한 일의 구분이 없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교회 일만 하는 목회자나 교역자를 가리켜 성직자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성경적으로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비단 교회 안에서의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하는 그 일이 하나님이 주신 소명(召命, vocation)이라고 생각한다면 교회 밖의 모든 일도 다 성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기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용사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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