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백봉태 목사, 마태복음16장 13절 - 25절 설교내용

백봉태 승인 2011.06.15 14:05 의견 0

예수님은 3년의 공생애 사역이 다 마쳐져 가는 시점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더냐?”고 물어 보셨습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런 베드로의 대답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고 말씀하심으로서 그의 답변이 정확한 대답임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바로 그런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장차 주님의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 하십니다.

문제는 그후의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때부터 당신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 뒤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들은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간하여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베드로가 간했다는 말은 아주 강한 어조로 나무랐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보고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고 꾸짖으십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베드로를 보고 “사단아 물러가라”고 했을 때 그것은 베드로 자신이 사단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베드로의 말, 즉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실 것과 십자가를 향해 올라가시고자 행보를 가로막는 그 행위와 그 생각이 사단 마귀의 영향을 받은 행위와 생각이라는 말씀이십니다. 어찌 보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처럼 말리고 나선 것은 선생님을 사랑하는 인정스러움의 발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의 인정에 얽매인 생각이 바로 사단 마귀의 생각에 유혹을 받는 것일 수 있음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가로막고 나선 데에는 이런 인정적인 이유 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가 이때까지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목적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다 보면 세상적인 출세를 하고 영광을 얻게 될 것으로 베드로는 내심 기대했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베드로는 병든 자들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며 죽은 자도 살리시는 능력이 있는 예수님께서 그 능력으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시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때에 자기들도 높은 자리를 얻어 일생의 한을 풀게 될 것이라는 일생일대의 찬스를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말씀 하십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여기서 예수님은 이제 당신이 가셔야 할 길이 결코 영광 받은 길이 아닌, 고난과 십자가의 길임을 말씀하십니다. 또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본받아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 예수님을 따라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는 신자는 많지만 제자는 적다는 말을 더러 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예.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신자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라 고난과 섬김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제자들은 많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그 결과 한국 교회는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올바로 알고 믿는 믿음을 가진 신자(信者)가 된 것에 대하여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신자(信者)의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의 걸어가셨던 고난과 희생과 섬김의 길을 뒤따라가는 참 제자(弟者; Follower)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우리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하는 예수님의 질문 앞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고 고백할 뿐 아니라 “예수님은 우리도 그 뒤를 좇아 고난과 겸손과 희생의 십자가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할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하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신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뒤를 좇아가는 참된 제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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