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은 우리의 입맛을 구원할까?
고재열 기자가 제안하는 대중문화 바로알기와 소통법
서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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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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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세속성자 대각성 집회>의 첫 번째 강좌가 5월 16일 저녁 명동 청어람에서 열렸다. <대중문화가 우리를 구원할거야 : 구원의 문법 고찰>라는 주제로 고재열 시사IN 문화팀장과 박준용 ADZero 대표의 인터뷰 특강으로 진행된 첫 번째 강좌에서 고재열 기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대중문화를 바르게 인식하고 소통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대중문화는 ‘구원’의 수단인가, ‘타락’의 매개인가?”라는 첫 질문에 대해 고재열 기자는 “자장면은 우리의 입맛을 구원할 수 있나”라는 말로 포문을 열며, “불도장이든 자장면이든 다양한 것들을 같이 섭취하는데서 대중은 행복을 느낀다”며 최고급 문화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낮은 것부터 디딤돌을 삼아 전체를 향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암에 대해서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나는 가수다>의 경우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대중과의 접점을 마련하여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등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했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사회정의구현에 목말라 있는 대중의 기대가 기획된 상품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극적 내러티브에 의해 충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아이돌 그룹 일변도의 가요계의 편향성이 <세시봉>, <나는 가수다>를 통해 기성 가수들의 붐을 불러온 것처럼 “자장면에 물린 대중의 입맛이 자연스레 된장찌개를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드라마의 지나친 대중 편향성에 따른 비판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중의 입맛에 맞게 제작되는 한국드라마의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 한류신화에 기여한 점을 지목했다. 과거 한국드라마가 지나친 패권주의나 성공지향주의를 부추겼다면,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현재는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를 극적인 개입이나 판타지를 통해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산업적 측면, 특히 조중동 종편 채널 편성과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특혜” 의혹을 지적하며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비판을 하느라 대중문화의 숲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중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끝까지 견지하는 한편,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례를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과거 대중문화가 서로 네트워킹 되지 않는 고립된 존재로서 우둔한 집단으로 폄하되었다면, 이제는 보다 능동적으로 이를 수용하고, SNS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치와 의미를 곱씹고 평가해내는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강연자들은 ‘대중문화가 우릴 구원할거야’라는 질문은 대중문화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소화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점에 서로 동의했다.
덧붙여, 기독교인들이 종교적 프레임에 갇혀 대중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로 일관하기보다는, 이를 능동적으로 적용할 때 경험치는 커지고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하며 첫 번째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중문화라는 주제로 포문을 연 청어람 강좌는 정신분석, 조세정의, 정치철학, 평화인권 등 매주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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